농업

작물 잎의 색 변화로 진단하는 주요 영양 결핍 증상

enlarge-all 2025. 4. 24. 23:14

 

 

 

 

1. 잎의 색은 작물의 상태를 말해준다: 영양 결핍의 첫 신호

 

 

작물은 말을 하지 않지만, 잎의 색을 통해 자신이 처한 생리적 상태를 표현합니다. 특히 영양소 결핍은 잎의 색 변화로 가장 먼저 드러나며, 어떤 색으로 변화하는지, 어떤 위치에서 시작되는지에 따라 부족한 영양소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작물은 각 영양소를 고유한 생리 과정에 활용하며, 그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곧바로 광합성 저하, 수분 대사 이상, 조직 생장 불량 등으로 연결되어 생육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영양 결핍의 조기 진단은 작물 생육 관리를 위한 핵심 수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잎의 색 변화를 정확히 인지하고 적시에 대응한다면, 생육 지연이나 수량 손실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작물의 잎에서 관찰되는 대표적인 색 변화 유형과 그에 대응되는 영양 결핍 사례를 체계적으로 정리합니다.

 

 

 

 

작물 잎의 색 변화로 진단하는 주요 영양 결핍 증상

 
 
 

2. 질소 결핍: 잎 전체의 연한 황화와 고사 현상

 
 

질소(N)는 식물체 내 엽록소 생성과 단백질 합성, 세포 분열을 관장하는 가장 대표적인 다량 원소입니다. 이 성분이 부족해지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현상은 하엽(아랫잎)에서 시작되는 전반적인 황화입니다.

 

엽록소가 충분히 생성되지 못하면서 잎 전체가 점점 창백해지고, 이내 황갈색으로 바뀌어 조직이 마르면서 고사로 진행됩니다.

 

질소는 식물체 내에서 이동성이 높은 원소이기 때문에, 결핍 시 생장점으로 우선 이동해 신엽은 상대적으로 건강하게 유지되고, 오래된 하엽이 먼저 증상을 보입니다.

 

이러한 증상은 옥수수, 상추, 벼와 같은 엽채류에서 빈번히 관찰되며, 황화가 빠르게 진행될 경우 생육이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수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인산 결핍: 자색 변색과 생장 저하

 
 

인산(P)은 세포 에너지 전달계와 유전자 복제, 뿌리 발달에 관여하는 필수 영양소입니다.

 

결핍 시에는 뿌리 생장이 지연되고, 줄기나 잎에 보라색 또는 자주색 변색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는 당의 축적과 함께 안토시아닌이 비정상적으로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자색 변화는 주로 잎 뒷면, 엽맥 주변, 줄기 부위에서 선명하게 보이며, 엽맥을 따라 선형으로 퍼지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동시에 뿌리가 가늘어지고 활력이 저하되는 증상이 병행되어 나타납니다.

 

인산 결핍은 고추, 감자, 배추, 콩 등에서 뚜렷하며, 저온기나 pH가 높은 토양에서 흡수력이 떨어지면 더 쉽게 발생합니다.

 

 

 

작물 잎의 색 변화로 진단하는 주요 영양 결핍 증상

 

 
 

4. 붕소 결핍: 생장점 괴사와 기형 과실의 형성

 
 

붕소(B)는 미량 원소 중에서도 생식 생장과 생장점 유지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성분입니다. 붕소는 세포벽 구성과 펙틴 형성, 호르몬 이동, 생장조직의 유지에 관여하며, 그 결핍은 이동성이 낮은 특성상 새롭게 자라는 조직에서 먼저 증상을 보입니다.

 

생장점 부위에서는 세포분열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신엽이 점차 비틀리고 두꺼워지며, 조직의 활력을 상실해 생장점 자체가 흑변되거나 괴사합니다.

 

줄기 내부에서는 갈색 반점이 형성되고, 과실은 기형적으로 자라거나 내부가 갈변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무와 배추에서는 심부가 갈색으로 물러지는 '심부패', 사과에서는 과실 중심이 썩는 '코어 브라운', 딸기에서는 꽃이 기형적으로 자라는 증상이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붕소 결핍은 특히 건조한 환경, 알칼리성 토양(pH 상승), 모래질 토양에서 더 자주 발생하며, 가용성보다 토양 조건과 수분 상태가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단순 투입량보다 토양의 수분 상태, pH, 유기물 함량 등을 함께 분석해야 합니다. 교정 전략으로는 붕사나 붕산의 균일한 시비, 엽면 살포, 유기물 보충을 통한 토양 붕소 보유력 향상이 효과적입니다.

 
 
 

5. 마그네슘 결핍: 잎의 얼룩짐과 광합성 저하

 
 

마그네슘(Mg)은 엽록소 분자의 중심을 구성하는 핵심 성분으로, 광합성과 관련된 수많은 효소 반응에도 관여합니다. 이 원소가 부족하면, 잎의 엽맥 사이가 노랗게 변하는 ‘엽맥간 황화’ 현상이 나타나며, 잎 전체에 얼룩덜룩한 색 변화가 진행됩니다.

 

결핍이 심화되면 황화 부위가 건조하거나 갈변하여 조직이 손상되고, 잎의 기능이 크게 저하됩니다. 마그네슘도 이동성이 높은 영양소로 하엽에서 먼저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며, 딸기, 토마토, 멜론, 가지 등 과채류에서 흔히 발생합니다.

 

주로 산성토양이나 칼륨이 과잉 공급된 환경에서 흡수 경쟁에 밀려 결핍됩니다.

 
 
 

6. 철 결핍: 신엽의 엷은 황화와 성장 정지

 

 

철(Fe)은 엽록소 생성과 각종 산화·환원 효소의 구성에 관여하는 필수 미량 원소입니다. 철의 특징은 식물체 내 이동성이 낮아, 결핍이 발생하면 새로 자라는 신엽에서 먼저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때의 대표적 증상은 엽맥은 녹색을 유지한 채 엽맥 사이가 황화되는 ‘엽맥간 황화’입니다.

 

증상이 심해질 경우 잎 전체가 거의 흰색에 가까운 연백색으로 변하고, 잎이 기형적으로 뒤틀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배추, 상추, 시금치 등 잎채소에서 빈번히 나타나며, 석회질이 많은 토양이나 인산 과다 시비가 흡수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철 결핍은 잎의 색뿐 아니라 광합성 효율과 생장 속도를 급격히 낮추므로 조기 진단이 중요합니다.

 

 

 

7. 복합 결핍과 오진 방지: 색 변화 외 추가 요소의 고려

 
 

현장에서 색 변화만을 근거로 영양 결핍을 판단할 경우, 두 가지 이상의 영양소가 동시에 결핍되어 복합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질소와 마그네슘이 함께 부족하면 잎 전체가 누렇게 변하면서도, 엽맥 주변은 초록빛을 유지하는 등 혼합 증상이 발생합니다.

 

또한, 결핍의 원인이 반드시 영양소 자체의 부족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토양 산도(pH), 염류 집적, 유기물 부족, 배수 불량, 뿌리 생리 장애 등으로 인해 흡수 불능 상태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육안 관찰과 함께 토양 분석 및 식물체 조직 검사, 시비 이력, 엽면 시비 유무, 관수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색 변화는 단순한 겉모습이 아니라 작물이 보내는 생리적 신호입니다. 이를 정확히 해석하고 생리적 원리를 바탕으로 원인을 파악할 때, 비로소 정확한 교정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이는 결국 작물의 안정적인 생육과 고품질 생산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