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고온기 작물 재배 시 뿌리온도 관리의 중요성

enlarge-all 2025. 6. 1. 15:07

 

 

 

 

고온기 작물 재배 시 뿌리온도 관리의 중요성

 

 

 

1. 고온기 뿌리온도 상승이 작물 생장에 미치는 생리적 영향

 

 

고온기에는 공기 온도 상승뿐 아니라 지표면의 태양 복사열 증가로 인해 토양 온도 역시 급격히 상승하게 됩니다.

 

토양은 대기보다 열 저장성이 높기 때문에, 낮에 흡수된 열이 밤까지 지속되어 뿌리 주변 환경이 일정 기간 동안 고온 상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이러한 고온 근권 환경은 작물 뿌리의 생리적 균형을 무너뜨리고, 전체 작물 생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작물의 뿌리는 수분과 무기양분의 흡수는 물론, 식물 호르몬 합성, 근권 미생물과의 상호작용 등 여러 생명활동의 중심이 되는 기관입니다.

 

이상적인 뿌리 활동은 보통 20~28℃ 사이에서 이루어지며, 이 범위를 벗어날 경우 뿌리의 대사 기능이 급격히 저하됩니다.

 

30℃를 넘는 온도에서는 세포막의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물과 양분의 흡수 효율이 저하되고, 세포 내 효소 작용이 둔화되며, 뿌리 끝의 생장점에서 세포분열이 느려집니다.

 

이는 뿌리의 생장 저해로 이어져 작물의 활착력, 수분 공급 능력, 광합성 동력원까지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또한 뿌리 주변 환경에 있는 유익한 미생물 군집이 고온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미생물 생존율이 감소하고, 병원성 미생물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푸사리움, 피시움 등의 병원균이 뿌리 부위를 침입하여 뿌리썩음병이나 도관부 마름병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며, 이는 작물의 수확 전 고사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한편, 뿌리의 기능 저하는 지상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수분 흡수가 저하되면 잎의 기공 개폐 조절이 어려워져 증산 작용이 불균형해지고, 과도한 수분 손실 또는 수분 결핍이 발생합니다.

 

그 결과 광합성 효율이 급감하고, 작물 내부 대사 과정에도 차질이 생겨 전반적인 생육이 위축됩니다.

 

특히 오이, 토마토, 상추, 부추, 고추 등의 고온기 민감 채소류는 뿌리온도 상승에 따른 생리장애에 취약하여, 과실의 크기와 당도, 저장성, 착과율 등에 심각한 영향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상추는 뿌리온도가 30℃를 넘으면 생리적 스트레스로 인해 입고병 발생률이 급증하며, 토마토는 뿌리 스트레스로 인해 칼슘 흡수가 억제되어 배꼽썩음병 발생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처럼 뿌리온도는 단순한 온도 관리 대상이 아닌, 작물 생장의 전 과정에 관여하는 중요한 환경 요인입니다.

 

온기에 뿌리 건강을 지키기 위한 체계적 대응이 없다면, 작물의 생존 가능성과 농가의 수익성 모두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뿌리온도 관리는 여름철 농업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 뿌리온도 관리를 위한 농업 기술과 재배 전략

 

 

여름철 뿌리온도 상승은 작물 생육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이를 억제하기 위한 농업 기술과 재배 전략은 필수적인 대응 수단입니다.

 

토양 온도를 조절하기 위한 가장 보편적인 방식 중 하나는 멀칭(mulching)이며, 이는 태양 복사열이 토양 표면에 직접 도달하는 것을 차단함으로써 지온 상승을 억제하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멀칭 자재는 크게 유기물과 비유기물 계열로 구분됩니다. 볏짚, 낙엽, 왕겨, 톱밥, 코코피트 등과 같은 유기 멀칭재는 토양 생물 활성도 높이고, 수분 유지력도 증진시키는 이중 효과가 있습니다.

 

반면, 검정 비닐, 실버필름, 펄라이트, 부직포와 같은 비유기 멀칭재는 잡초 발생을 억제하고 지온을 보다 정밀하게 조절하는 데 적합합니다.

 

특히 실버필름은 태양광 반사를 통해 지온을 낮추고, 해충의 접근을 차단하는 부수 효과도 있어 고온기 시설 재배지에서 많이 활용됩니다.

 

차광망을 이용하는 방식도 고온기 재배의 주요 전략 중 하나입니다. 차광망은 태양광 투과율을 조절하여 내부 온도뿐 아니라, 토양 온도의 상승을 간접적으로 억제합니다.

 

일반적으로 차광률 35~55%의 흑색 또는 은색 차광망이 여름철 하우스에 적합하며, 작물의 품종, 재배 시기, 지역별 일조 조건에 따라 차광망의 선택 기준도 달라집니다.

 

시설 내부에 환기팬, 미스트 시스템, 수막냉방 장치 등을 병행하면, 보다 정밀한 뿌리온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재배 방식의 전환도 하나의 효과적인 전략입니다. 전통적인 노지토양 재배에서 벗어나 고상베드(raised bed), 수경재배, 양액재배, 수직형 농장 등의 시스템을 도입하면 뿌리 부위가 토양과 직접 닿지 않기 때문에, 지표면 온도 상승의 영향을 덜 받게 됩니다.

 

특히 양액재배에서는 배지 내부 온도를 센서로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냉각된 양액을 순환 공급하는 방식으로 뿌리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파프리카, 토마토, 오이, 딸기 등 고부가가치 시설 채소에 주로 적용됩니다.

 

고온기 수분 관리 또한 뿌리온도 조절에 매우 중요합니다. 과도한 관수는 토양 수분 포화로 인한 통기성 저하를 유발해 뿌리 부패의 원인이 되고, 반대로 수분 부족은 작물에 수분 스트레스를 가중시켜 지온 상승의 영향을 더 크게 만듭니다.

 

따라서 점적관수 시스템을 통해 뿌리 근처에 필요한 수분만을 공급하는 방식이 가장 이상적인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ICT 기반의 스마트센서 기술을 접목한 뿌리온도 모니터링 시스템이 상용화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토양 온도, 습도, 배지 온도, 양액 온도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자동으로 냉각 시스템을 제어하거나 경고 알람을 보내는 등 농업 자동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뿌리온도 관리는 단순한 피복이나 차광 수준을 넘어, 물리적 피복, 환경제어 장비, 스마트 기술, 재배 방식 전환, 작물별 맞춤 전략까지 총체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복합적 영역입니다.

 

특히 고온기 작물 생산이 수익성과 직결되는 농업 현실에서, 이러한 관리 전략은 단순한 보조기술이 아닌 필수 기술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3. 뿌리온도와 근권 환경의 상호작용

 

 

뿌리온도는 단순히 온도만의 문제가 아닌, 근권 미생물 활동, 토양 산소 분포, 수분 공급 효율 등 다양한 요인과 상호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고온에서는 뿌리 주변의 산소 농도가 낮아지고, 이는 혐기성 병원균의 번식을 증가시킵니다. 특히 피시움(Pythium), 푸사리움(Fusarium)과 같은 병원균은 높은 뿌리온도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뿌리 부패를 유발합니다.

 

반면 뿌리온도가 안정된 환경에서는 유익균인 마이코리자 균이나 질소고정균의 활성이 높아져 뿌리 생육과 양분 흡수 능력을 향상시킵니다.

 

특히 고온 스트레스 하에서도 뿌리 건강을 유지하려면, 토양 유기물 관리, 환기 및 배수 확보, 미생물 제재 활용 등 복합적인 근권 관리가 필요합니다.

 

정기적인 토양 온도 측정과 함께, 계절별 토양 특성에 맞는 재배 캘린더를 운영하면, 뿌리온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농가의 생산성과 품질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4. 기후 변화 대응 농법으로서 뿌리온도 관리의 역할

 

 

최근 급변하는 기후 조건 속에서 뿌리온도 관리는 단순한 생육 조절이 아닌, 농업 생존 전략의 일환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 평균기온이 상승하고, 열대야 일수가 증가함에 따라 작물의 생육 한계 온도에 도달하는 빈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업인들은 재배환경 자체를 조절하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하며, 그중 핵심이 되는 요소가 바로 뿌리 부위의 환경 조성입니다.

 

농촌진흥청과 각 지역농업기술센터는 고온기 재배작물에 대한 품종 개량뿐 아니라, 뿌리온도 측정기기 보급, 뿌리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등의 기술지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공동 연구기관에서는 고온기 뿌리 스트레스 내성 유전자를 활용한 작물 개량 연구도 병행 중이며, 토양 온도 조절 기술이 신기술 인증을 받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 도입과 함께 현장 중심의 맞춤형 컨설팅을 강화하면, 여름철 작물 생존율 향상과 수익성 유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