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고추 재배에서 생리적 낙과의 원인과 대응 기술

enlarge-all 2025. 7. 4. 23:46

 

 

 

 

 

1. 고추 생리적 낙과의 정의와 발생 시기

 

고추 생리적 낙과는 병해충, 기계적 손상과 같은 외부 요인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열매가 자연적으로 떨어지는 현상입니다.

 

이는 주로 생식 생장기의 내적 생리 불균형, 급격한 환경 변화, 수분 및 양분의 공급 불균형 등에 의해 유발됩니다.

 

고추는 연속적으로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 특성을 가지므로, 생장 리듬이 아주 조금만 어긋나도 낙과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낙과는 특히 개화 후 7~15일 이내에 집중되며, 수정 실패, 자방의 발육 정지, 혹은 화분관 발달 저해 등에 의해 유도됩니다.

 

고추의 개화와 착과는 환경 의존도가 높은 과정입니다. 자가수정이 이루어지는 작물임에도 불구하고, 개화 당일의 기온, 습도, 광도 조건이 비정상적으로 되면 자방이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하거나 배의 성숙이 진행되지 않아 열매가 탈락하게 됩니다.

 

특히 여름철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는 고추의 호흡량이 증가하고, 체내 저장양분이 급속히 소모되며, 양분 수송의 균형이 깨지면서 낙과 현상이 가속화됩니다.

 

이처럼 고추의 생리적 낙과는 단순한 영양 부족이 아닌, 식물체의 전체 생리 시스템의 붕괴에서 기인하는 복합적인 결과로 이해해야 합니다.

 

 


 

2. 고온 및 수분 스트레스에 의한 생리적 낙과 메커니즘

 

고추는 비교적 고온을 견디는 작물로 알려져 있으나, 일정 한계를 넘는 기온에서는 생육 생리의 균형이 붕괴되어 생리적 낙과(Physiological fruit drop)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특히 주간 기온이 30~33°C 이상, 야간 기온이 23~25°C 이상으로 3일 이상 지속될 경우 고추의 생식 기능은 급격히 저하되며, 그 결과 수정 불량과 자방 발달 정지, 유산배 형성 등의 복합 증상이 동반됩니다.

 

이는 개화기 전후의 고온 상황이 고추의 호르몬 균형(특히 생장촉진 호르몬인 옥신과 사이토키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 호르몬 불균형은 난세포 형성 실패와 배주 위축을 유도하며, 수정이 완료된 열매조차 생장 신호를 차단당하고 낙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고온은 또한 고추 꽃의 생식기관에 직접적인 물리적 피해를 줍니다. 예를 들어, 꽃밥(anther)의 수분 함량이 급감하면서 꽃가루 발아율이 50% 이하로 떨어지고, 암술머리의 점액질이 말라붙어 수정율이 현저히 저하됩니다.

 

수정되지 못한 꽃은 개화 후 3~5일 내에 꽃잎과 자방이 함께 낙하하게 되며, 이를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식물체는 자원의 낭비를 줄이기 위해 조기 낙과 유도 유전자를 활성화시킵니다.

 

이처럼 생리적 낙과는 외형상 병징이 드러나지 않아 초기에 간과되기 쉬우나, 수량 손실로 직결되는 매우 심각한 생육 장애입니다.

 

수분 스트레스 또한 고추 낙과를 유발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토양 과습 시 산소 결핍 상태로 인해 뿌리의 대사 기능이 억제되고, 뿌리 세포 내 미생물 군집이 불균형해지며 근권부 부패 유도 물질이 증가합니다.

 

이로 인해 양분 흡수 효율이 저하되고, 지상부로의 수분 및 무기 이온 수송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며, 그 결과로 과실 내 수분·당분 전이가 차단되어 열매가 자발적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반대로 수분 부족 상황에서는 고추의 수분포텐셜이 급감하면서 식물체 전체에서 강력한 증산 억제 반응이 유도됩니다.

 

이때 잎보다 먼저 열매가 우선적으로 탈리(abscission)되며, 이는 식물체가 스스로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자원 재배분 메커니즘의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편 고온과 수분 스트레스가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에는 이들 요소가 상호 증폭 작용을 일으킵니다.

 

특히 고온기의 관수 직후 강한 일사와 고지온은 지중 온도를 급격히 상승시켜 뿌리의 플라즈마막(Plasma membrane)을 손상시키고, 이로 인해 뿌리에서 수분이 오히려 역으로 누출되는 세포 탈수현상(cellular dehydration)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이 현상은 열매 내 수분 유지력을 떨어뜨려 낙과 확률을 현저히 증가시킵니다.

 

따라서 고온기에는 오전 시간대 미리 관수하여 지온 상승을 완충시키고, 토양 수분 장력계를 활용해 정밀한 관수 타이밍을 설정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미량요소인 칼슘과 붕소의 공급은 자방 세포벽을 강화하고 호르몬 균형을 보정하여, 고온·수분 스트레스로 인한 생리적 낙과를 방지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복합적 대응 전략을 통해 고추의 낙과율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3. 질소 과잉과 칼슘 결핍에 따른 양분 불균형 낙과

 

고추는 질소(N) 시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작물로, 생육 단계별로 질소 공급량을 정밀하게 조절하지 않으면 생리적 낙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생장 초기에는 잎과 줄기의 생장을 촉진하기 위해 일정량의 질소가 필요하지만, 개화기 이후에도 질소를 과잉 공급할 경우, 식물체는 생식 생장보다 영양 생장에 더 많은 에너지를 투입하게 되어 꽃눈 분화가 억제되고 수정 성공률이 낮아집니다.

 

그 결과, 표면적으로는 많은 꽃이 피어나지만 실질적인 착과율은 급감하게 되며, 설령 착과되더라도 양분의 과도한 잎 쪽 분배로 인해 과실로의 이행이 부족해져 낙과로 이어집니다.

 

질소 과잉은 또 다른 부작용으로 식물체의 내병성과 조직 강도를 저하시켜 병해충 피해 가능성을 높이고, 고추 열매의 세포벽 발달을 방해하여 장기적으로 품질 저하와 조기 낙과를 유발합니다.

 

특히 암모늄태 질소(NH₄⁺)를 과다하게 흡수하게 될 경우 뿌리 주변의 양이온 불균형(칼슘, 마그네슘 흡수 저해)이 심화되어, 결과적으로 칼슘 결핍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칼슘(Ca)은 세포벽의 구조 안정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착과 이후 과실의 생리적 안정성 유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칼슘은 식물체 내 이동성이 극도로 낮은 양분으로, 일단 잎이나 줄기로 들어간 칼슘은 다시 과실로 이동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과실이 비대되는 시기에는 뿌리에서 직접 흡수된 칼슘이 실시간으로 과실로 이동되어야만 충분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고온 환경에서는 수분 흡수가 불규칙하고 뿌리 활력이 저하되어 칼슘 운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겉보기에 정상적으로 자라는 고추조차 세포 간 결속력이 약해져 과피 탈락과 낙과가 빈번히 발생합니다.

 

실제로 생리적 낙과가 외형상 병징 없이 일어날 경우, 대부분이 칼슘 결핍 또는 수분불균형으로 인한 내생 생리장해 때문입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현재 농가에서는 다양한 기술적 대응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질산칼슘(Ca(NO₃)₂)을 이용한 관주 시비는 질소와 칼슘을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식으로, 특히 고온기 또는 개화기 직후에 효과적입니다.

 

또한, 엽면시비를 병행하면 칼슘의 직접적인 세포 흡수 경로를 열 수 있으나, 잎 표면의 증산량이 낮은 야간에는 흡수율이 낮아지므로, 새벽이나 오전 시간대에 처리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최근에는 칼슘과 붕소(B)가 복합된 제제를 활용해 세포벽 강화뿐만 아니라 수분과 당류의 이동 경로를 보정하는 기술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양분 공급 기술은 생육 단계, 기후, 토양 상태, 관수 조건 등과 맞물려 정밀하게 설계되어야 하며, 과량 처리 시 오히려 칼슘 과잉 또는 염류 장애로 인한 생리장해를 초래할 수 있어, 정해진 농도와 처리 간격을 반드시 준수해야 합니다.

 

특히, 모래질 토양이나 염류 축적 우려가 있는 하우스 재배지에서는 잦은 시비보다 낮은 농도로 빈도를 나누는 방식이 더욱 안정적입니다.

 

정리하자면, 질소와 칼슘의 균형 유지는 고추의 생식 생장 안정화와 낙과 방지에 있어 핵심 전략이며, 이를 위해서는 작물 생리 특성에 기반한 시비 설계와 뿌리 흡수 조건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보다 정밀한 생육 단계별 양분 조절은 단순한 생산량 증가를 넘어, 고추의 상품성과 저장성까지 함께 높이는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고추 재배에서 생리적 낙과의 원인과 대응 기술

 

 

 


 

 

4. 생장조절물질과 미량요소 활용 방안

 

고추의 생리적 낙과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생장조절물질(PGR)의 활용이 효과적인 대응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지베렐린(GA3)은 자방의 성장을 촉진하고 착과를 유도하며, 사이토키닌은 세포분열을 자극하여 자방의 조직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합니다.

 

이러한 생장조절제는 착과 초기에 사용하면 자방의 성숙과 수정률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으며, 고온기에 접어들기 전 사용함으로써 낙과 방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붕소(B), 아연(Zn), 몰리브덴(Mo) 등의 미량요소는 생식 생장의 안정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붕소는 꽃가루 발아와 화분관 신장을 촉진하여 수정 성공률을 높이며, 몰리브덴은 질소 대사를 조절하여 생리적 균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특히 고온기에는 광합성 기능이 저하되고 대사 기능이 둔화되기 쉬운데, 이때 미량요소 결핍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낙화 및 낙과가 일시적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기적인 식물체 분석과 토양검정을 통해 결핍 여부를 조기에 파악하고, 액상 또는 고형 비료 형태로 적절히 공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추 재배에서 생리적 낙과의 원인과 대응 기술

 

 


 

 

5. 고추 생리적 낙과 예방을 위한 통합적 재배 전략

 

고추의 생리적 낙과를 효율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통합적인 재배 관리 전략이 필요합니다. 단일 요소만을 조절해서는 복합적인 생리적 원인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첫째, 시설 재배지에서는 온도 조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며, 특히 개화기에는 일교차 확보를 위한 환기, 차광망 설치, 바닥 냉수관 도입 등을 병행해야 합니다.

 

둘째, 관수 시스템은 수분장력 측정기를 통해 과학적으로 제어되어야 하며, 아침 시간대에 관수를 집중시키고, 물 주는 주기와 양을 생육 단계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셋째, 시비 처방은 생육 전개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며, 초기에는 질소 중심, 생식기에는 칼슘과 칼륨 중심으로 시비 전환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또한, 미량요소는 과잉 공급 시 생리 독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토양 및 식물체 분석을 기반으로 한 처방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생육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고 정기적으로 생리적 문제를 기록하고 분석하여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생리적 낙과는 병해와 달리 명확한 증상이 없어 간과되기 쉬우나, 수량 감소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사전 예방과 실시간 대응이 성공적인 고추 재배의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