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모래질 토양에서의 질소 용탈 제어 기술

enlarge-all 2025. 7. 2. 23:39

 

 

 

 

1. 모래질 토양의 특성과 질소 용탈의 주요 원인

 

모래질 토양(sandy soil*은 지질학적으로 풍화가 덜 진행된 암석 파편이 많고, 입경이 크며 간극률이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특성은 물리적으로는 배수가 잘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보수력과 양분 보유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큰 단점을 동반합니다.

 

특히 유기물 함량이 낮아 토양 입자와 양분이 결합할 수 있는 구조적 지지 기반이 부족하고, 이에 따라 비료 시비 후 양분이 뿌리 주변에 머무르지 못하고 빠르게 지하로 침투하는 용탈(leaching) 현상이 자주 발생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특히 질소(Nitrogen) 비료에서 두드러지며, 작물의 생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토양 중 질소는 암모늄 이온(NH₄⁺) 혹은 질산염 이온(NO₃⁻) 형태로 존재합니다. 암모늄 이온은 양이온이기 때문에 토양 입자의 음전하 표면에 어느 정도 흡착되어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질산염은 음이온으로서 토양 입자와 반발 작용을 하므로 고정되지 않고 빠르게 유실됩니다.

 

특히 집중 강우 시나 고빈도 관수 환경에서는 이 질산염이 작물의 뿌리 흡수를 거치기도 전에 지하수층으로 빠르게 침투하게 되어 비효율성이 심화됩니다.

 

모래질 토양의 양이온 교환 용량(CEC, Cation Exchange Capacity)이 낮다는 점도 또 다른 중요한 변수입니다.

 

CEC는 토양이 양이온을 흡착하고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지표로, CEC가 낮을수록 암모늄과 같은 양이온조차도 쉽게 용탈됩니다.

 

즉, 이중으로 질소 손실이 일어나기 쉬운 구조인 것입니다. 작물은 생장 초기와 생식기 전환 시기에 질소 요구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지만, 이 시기마다 토양 내 유효 질소 농도가 불안정하게 유지되면 생장 장애, 수량 감소,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생육상의 문제 외에도, 질소 과잉 시비로 인한 잔존 질산염이 용탈되어 지하수로 스며들게 되면 질산염 질소(NO₃⁻-N) 농도가 음용수 기준을 초과하게 되고, 이는 메트헤모글로빈혈증(blue baby syndrome) 같은 건강 피해의 원인이 되며, 환경오염 문제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모래질 토양에서의 질소 용탈은 단지 수량 손실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경제·사회적 리스크가 복합된 복합 문제로 인식되어야 하며, 이에 대한 과학적 접근과 체계적인 비료 관리 전략이 필수적입니다.

 

비료의 시비량 조절, 시기 분산, 유기물 개량, 서방형 비료 및 안정제의 활용 등 다각적인 대응이 요구되며, 특히 토양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정확히 이해한 상태에서 기술적 접근이 수반되어야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2. 분할 시비와 질소 안정제 활용: 시기별 흡수율을 높이는 전략

 

모래질 토양에서 분할 시비(split application)는 질소 용탈을 억제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 효과적인 접근법입니다.

 

한 번에 많은 양을 시비할 경우, 작물이 흡수하지 못한 잔류 질소는 곧장 지하로 침투하게 되므로, 생육 단계별로 필요한 시점에 맞춰 여러 번 나누어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옥수수나 감자와 같은 작물의 경우 기비 40%, 추비 30%, 후기추비 30% 비율로 나누어 시비하는 방식이 권장됩니다.

 

또한, 질소 안정제(Nitrogen Stabilizer)의 사용도 모래질 토양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대표적으로 니트라피케이션 억제제(NI, Nitrification Inhibitor)는 암모늄 질소의 질산화 전환 속도를 지연시켜, 질산염 형태로의 변화 및 용탈 가능성을 줄여줍니다.

 

유레아(요소) 비료와 함께 사용되는 코팅형 비료나 서방형 비료는 방출 속도를 늦춰 작물의 흡수율을 극대화하며, 이 또한 용탈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최근에는 스마트 시비기술이 병행되어, 토양 수분 센서와 연동된 정밀 시비 장치가 개발되며, 농가의 관리 효율성과 질소 이용률 향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모래질 토양에서의 질소 용탈 제어 기술

 

 

 

3. 유기물 투입과 토양개량을 통한 질소 보유력 강화

 

모래질 토양의 양분 보유력 개선을 위한 방법으로 가장 효과적인 것이 유기물 투입입니다. 퇴비, 녹비작물, 바이오차(biochar) 등은 토양의 미세 입자와 결합하여 구조적 안정성을 높이며, 수분 및 양분 보유 능력을 증대시킵니다.

 

특히 퇴비와 같은 부숙 유기물은 양이온 교환 용량을 증가시켜 질소를 보다 오랜 기간 동안 근권에 머물도록 유도합니다.

 

바이오차는 다공성 구조를 지녀 토양 내 질소를 흡착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토양 pH 안정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유기물 투입은 또한 토양 미생물 활성도를 높여 질소 고정 박테리아질소 순환 효소의 활성을 촉진시킴으로써, 토양 자체의 질소 순환 시스템을 개선하는 효과를 냅니다.

 

이러한 유기물 기반의 토양 개량은 단기적 효과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질소 관리 효율성을 높이는 지속적인 관리 전략으로 간주되어야 하며, 매년 일정량의 유기물을 정기적으로 투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4. 작물의 질소 요구 시기와 생육 단계 맞춤 시비 기술

 

모래질 토양에서의 질소 용탈 억제는 시비 시기 조절생육 단계 맞춤형 전략을 병행할 때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작물별로 질소 요구량이 급증하는 시점은 다르며, 이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질소 관리의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배추나 상추와 같은 엽채류는 초기 생육 시 질소 요구가 크고, 감자나 고구마는 덩이줄기 비대기에 질소 흡수가 집중됩니다.

 

따라서 생육 초반에 유기물 기비로 바탕을 잡고, 최대 생육기에는 서방형 비료나 관주 비료 형태로 질소를 보충하는 방식이 유효합니다.

 

또한, 생육 후반기에는 과도한 질소 공급을 피해야 합니다. 이 시기에 질소 과잉은 수량은 많게 보일 수 있지만 품질 저하, 저장성 감소, 병해충 증가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수확 시기 2~3주 전에는 질소 시비를 중단하고, 광합성과 전분 전환에 필요한 칼륨 위주로 시비 전략을 조정하는 것이 추천됩니다.

 

 

 

5. 수분 관리와 관수 기술을 통한 질소 손실 최소화

 

질소 용탈은 질산염이 물과 함께 이동하면서 발생하므로, 수분 관리 기술은 질소 관리의 핵심 요소로 작용합니다.

 

특히 모래질 토양은 보수력이 낮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물을 주는 방식보다는 저용량 다회 관수(low volume, high frequency irrigation) 방식이 권장됩니다.

 

이렇게 하면 뿌리층 내에 물과 질소가 균일하게 분포되어, 작물의 효율적인 흡수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관주 방식 중에서는 점적관수(drip irrigation)가 가장 효과적입니다. 점적관수는 수분과 함께 액상 비료를 정밀하게 공급할 수 있어, 질소 시비와 관수를 동시에 조절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질소 손실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환경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특히 비료 혼합액의 희석도와 주입 간격을 자동 제어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면, 수분 스트레스와 질소 부족이 동시에 발생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멀칭을 활용한 수분 증발 억제와 온도 조절, 관주 전 토양 수분 장력 측정을 통한 정밀 관수 전략 등은 모두 모래질 토양에서의 질소 보존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