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고추·토마토 등 과채류의 정아우세 제어 전략

enlarge-all 2025. 6. 22. 23:15

 

 

 

1. 정아우세의 생리적 메커니즘과 과채류 생장 특성

 

정아우세(Apical dominance)는 식물 생장점 중 가장 위에 위치한 정아(apical bud)가 생장 호르몬인 옥신(auxin)을 분비하여, 그 아래 측지(bud)의 생장을 억제하는 생리 현상입니다.

 

이는 식물의 자원 배분과 광합성 효율성을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진화해왔으며, 대부분의 과채류에서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특히 고추, 토마토, 가지와 같은 과채류는 주간 줄기의 생장이 우세하게 유지되며, 가지치기 및 유인 작업의 적기와 강도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정아우세가 강한 상태에서는 줄기가 길게 자라고 측지 발생이 억제되어 총 체적 생장이 제한됩니다.

 

이는 밀식 재배에서는 유리할 수 있으나, 과실 생산량을 늘리려는 목적에서는 측지의 생장도 함께 유도되어야 하므로 정아우세 조절이 필요합니다.

 

특히 고추는 1차 생장 이후 측지에서 발생하는 꽃에서 과실이 착생되므로, 주간만 길게 자라면 수확량이 감소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토마토는 품종에 따라 무한생장형과 유한생장형으로 나뉘며, 무한생장형 품종에서는 정아우세 제어가 수량 및 품질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칩니다.

 

무한생장형 토마토는 계속해서 줄기가 자라기 때문에, 적절한 정아 제거나 측지 유도 없이는 과실 집중이 어렵고 수세가 분산되기 쉽습니다.

 

또한 생장 호르몬 이외에도 정아우세에는 질소 수준, 수분 상태, 광 환경 등의 외부 요인도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질소가 과잉일 경우 정아 생장이 촉진되면서 측지의 분화가 더욱 억제되는 반면, 질소가 적절하게 공급되면 생장 균형이 맞춰져 측지 생장이 원활하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작물별 생장 습성과 함께 재배 환경 요인을 고려한 정아우세 관리 전략 수립이 중요합니다.

 

 

 

2. 정아 제거와 측지 유도 기술의 적용 사례

 

정아 제거(pinching 또는 topping)는 주간 생장을 인위적으로 중단시켜 측지 발달을 유도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입니다.

 

고추 재배 시에는 본엽 8~10매 정도의 시기에 정아를 제거하면 측지 발생이 활발해지고, 꽃 발생 위치도 낮아져 수확이 용이해집니다.

 

정아 제거 후 일정 기간 내에 2차 생장점에서 발생하는 측지를 유심히 관찰하면서 필요한 가지를 선별하고 나머지는 제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과다한 측지 발달로 인한 통풍 저해, 병해 발생 등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토마토의 경우 무한생장형 품종에서는 일반적으로 유인 작업과 병행하여 측지 하나만을 남기고 제거하는 1줄기 유인법(single stem training)을 실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일부 환경에서는 이중 줄기 유인법(double stem training)을 활용하여 수량을 증대시키는 전략도 쓰입니다. 이 경우 측지의 정아우세를 유도하지 않도록 측정시기와 정아 제거 시점을 조절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반대로 유한생장형 품종은 정아 제거 효과가 제한적이므로 가지 형성보다는 꽃 착생 위치와 수세 분산 방지에 집중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생장조절제를 활용하여 정아우세를 제어하는 방식도 시도되고 있습니다. 옥신 생성을 억제하는 물질을 엽면에 처리하거나, 사이토키닌의 농도를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측지 발달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사용 시기, 농도, 환경 조건에 따라 생리장해나 생육 저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실증 시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유기농 재배에서는 기계적 제거와 수형 관리 위주로 정아우세를 제어하며, 특히 노동력이 집중되는 고온기에는 자동 유인 시스템이나 제어 장치를 활용하여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고추·토마토 등 과채류의 정아우세 제어 전략

 

 

 

3. 정아우세 제어가 수량과 품질에 미치는 영향 분석

 

정아우세 제어는 단순히 식물체의 형태를 조절하는 수준을 넘어, 수량 증대와 과실 품질 향상이라는 구체적인 목적 달성에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고추의 경우 측지 발생이 활발해지면 과실이 다수 착생할 수 있는 위치가 확보되어 전체 수확량이 증가합니다. 또한 과실이 하단에서부터 착생되므로 수확 편의성도 높아지고, 병해충 발생 시 조기 방제가 가능해집니다.

 

반면, 과도한 측지 발달은 잎과 가지가 과밀해지면서 광 투과율이 저하되고, 결과적으로 과실 비대와 착색이 저해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아 제거 이후에는 반드시 측지 관리(가지 솎기), 잎 정리, 유인 등을 병행하여 수세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과실 품질은 수세의 균형에서 결정되므로, 정아 제거가 지나치면 오히려 당도 저하, 착색 불량, 저장성 감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토마토의 경우에도 정아우세 제어에 따라 생장 에너지가 분산 또는 집중되며, 이는 과실 크기, 당도, 균일도 등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무한생장형 품종은 주기적인 정아 제거와 측지 솎기를 통해 생육 중심축을 유지해야 하며, 특히 과실이 한 번에 익는 것이 아니라 순차적으로 익는 특성을 고려하여 일정한 간격으로 유인을 조절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유한생장형은 생장 시기가 짧고 착과가 집중되므로, 정아우세 조절은 크게 필요하지 않지만, 너무 빠른 시기에 정아 제거를 하면 조기 개화가 지연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나아가 기후 변화로 인해 고온·고습 조건이 빈번해지는 상황에서 정아우세 조절은 병해충 예방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통풍이 양호한 수세 구조를 유지하면 흰가루병, 역병, 탄저병과 같은 주요 병해의 발생률을 줄일 수 있고, 약제 살포 효과도 증대됩니다. 따라서 정아우세 제어는 단순한 생장 조절을 넘어서, 작물 건강과 수확 효율을 높이는 핵심 기술로 인식되고 있습니다.